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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계수학자대회]“수학 적용해보려 펀드매니저… 수학 관련 직업 많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132152275&code=610100
경향신문

ㆍ수학자에서 부호·사회사업가 변신 제임스 사이먼스 명예회장

세계수학자대회에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수학자들이 참가했다. 천재 수학자에서 억만장자가 됐다가, 다시 인도주의 사업가로 변신한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명예회장(78·사진)이 대표적이다.

사이먼스 회장은 13일 서울 코엑스 대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의 검색 엔진이나 의료 이미징, 통신 기술 등도 모두 수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수학은 사람들의 생활을 유용하게 해주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사이먼스 회장은 23세에 미국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로 임용된 천재다. 수학계 7대 난제였던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열쇠가 됐던 ‘천-사이먼스 이론’을 만들었다. 1970년대 말 미국 월스트리트 펀드매니저로 전직해 13조원에 달하는 부를 쌓았다. 그러다 2009년 금융계를 은퇴해 수학자 겸 자선사업가로 살고 있다.

사이먼스 회장은 “수학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며 ‘수학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수학을 좋아하고, 수학을 연구하는 것을 정말 즐긴다”며 “수학으로 특정한 ‘모델’을 구축하고 방정식을 통해 입증하고 해결하는 게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사이먼스는 “수학은 금융업계는 물론 유전학이나 신경과학 등과 같은 과학, 개개인의 금전관리 문제와 같은 실생활까지 수학이 있어야 발전 가능한 분야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수학은 ‘은인’ 같다. 화려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둘째 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가슴이 무너지는 고통 속에서 수학은 피난처와 안식처가 돼주었습니다. 수학에 매달리지 않았다면 그 비극적인 일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채로운 인생을 살아온 이유로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학을 실제 현장과 적용시켜보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됐고, 나이가 든 뒤 인도주의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자폐증 치료 등을 연구하는 신경과학 등 기초과학과 수학교육 등에 1조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수학을 잘하면 할 수 있는 직업이 많아졌으므로 더 많은 사람이 수학을 공부하길 바란다”며 “수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학을 적용해 펀드수익을 내는 ‘비법’으로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 우선 ‘과거’를 공부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반복되는 요소들을 찾아낸 뒤 그 정보를 기초로 투자를 하면 상당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자들이 관여한 금융펀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몰고 왔다는 지적이 있다. 사이먼스 회장은 “수학자는 공식이나 모델을 만들 뿐 상품을 팔진 않는다”며 “만들어진 공식을 잘못된 정보와 의도를 갖고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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